취업해요/✍️취준일기

이번 주에는 처음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취업해요진 2022. 11. 24. 18:43

다른 동네에서 운 좋게 PT 받을 일이 생겨서 다녀왔다.
오랜만에 하는 운동은 35분 동안 두 바퀴 돌고, 땀 뻘뻘 흘린 체로 스트레칭을 했다. 총 두 번을 했는데 몸은 말을 듣지 않았고, 할 때마다 다리는 떨렸고 옆구리 뱃살 덕에 접혀서 선생님이 시키시는 맨손체조 조차 버거웠다. 살이 찌고, 침대와 집에서 줄곧 생활을 이어가던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였다.

원래 운동을 그렇게 싫어하는 편은 아니였다. 회사 출근, 야근, 회식을 하면서도 2년 반 정도를 매일 헬스장에 출근하고 아침엔 그린스무디를 해먹을 정도로 건강에 열정적일 때도 있었다. 매일 다리 스트레칭을 하기도 하고, 스트레칭 하면서 전화도 하고… 그럴 때가 있었다. 하지만, 마음이 망가질 수록 내 정신과 몸 건강도 함께 망가졌다.

+15~+20kg 는 되는 거 같은 요즘.

달라진 나를 보고 부모님은 혀를 내두르시면 제발 살 빼라고 하셨고, 웬만하면 잔소리 안하는 친구들도 운동하는 게 좋지 않겠냐 권유하기도 했다. 운동할 생각은 1도 안들었으며, 평소대로 스트레스는 배달음식이나 별 생각 없이 지내기를 몇 달… 내가 운동하는 방법을 몰라서, 게을러서라기 보다는 그냥 운동하고 싶은 생각이 안들었다.

귀찮아서, 뭔가를 안하는 스타일은 아니기에.
그만큼 내 마음의 병이 깊었던 거 같다.

회피도 아니였고, 방관도 아니였고, 그냥 별 생각이 없었다.
짙어진 나의 번아웃 상태는 나의 건강을 해칠 때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4월 이후, 7개월이 지나서 11월에는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집 밖으로 나가는 것도 어느 정도 괜찮아졌고, 사람을 만난다고 해서 식은땀이 나지도 않고, 대중교통도 타고 다닐 정도로 마음이 많이 괜찮아졌다. 이렇게 일상생활을 하며 지내며 느낀 점은 예전에는 불안하고 공포감에 식은땀이 났다면, 지금은 몸이 힘들어서 땀이 너무 많이 난다는 거였다.

그렇게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어느 시기에 다시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예전에도 나는 운동신경이 좋은 편은 아닌, 그냥 근성이나 꾸준함이 좋은 편이였다. 그 부분을 살려서 PT 받으며 자극 받은 몸을 좀 더 꾸준히 움질여볼 요량이다. 공부도 건강해야 할 수 있기에.. 도수치료나 각종 마사지를 받아봐도 풀리지 않는 뭉친 근육에는 스트레칭과 운동이 답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무리 쉬어도, 아무리 병원을 가도, 아무리 마사지를 받아도 풀리지 않았다.
개인 PT를 받고, 스트레칭도 겸하니 2회만으로도 정말 많이 좋아진 게 느껴졌다. 이제 집에서 예전처럼 다시 운동도 시작하고, 많이 걸으며 산책도 다니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든 11월이였다. 마음이 많이 건강해져서, 몸도 건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 11월이라… 그런 부분이 참 나 스스로에게, 그리고 이 시간을 지나며 내 주변에서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마음이 괜찮아지기까지는, 생각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시간을 혼자 감내하고 삼켜보기도 했고, 내 의지로 밖으로 나가보기도 했으며, 다시 사회에서 어울려보려고 노력도 해보았다. 그러면서도 느껴졌던 나의 한계와 고비들도 있었고, 깨달음도 있었다. 지난 시간에 대한 깨달음도,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한 깨달음도 있었던 거 같다. 조금 많이 단단해진 거 같은 서른즈음. 내 몸도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