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해요/✍️취준일기

물가가 너무 비싸다. 아껴서 장봤는데도 8만원… 월급과 물가의 상관관계

취업해요진 2022. 8. 25. 00:46



열심히, 근 8년간 중소기업 대표님들을 설득하며 이직을 하며 몸값을 올렸다. 110 받던 내가 250까지 올렸다가 중도포기 하고 타 직종으로 갔고, 그 직종에서 신입부터 닦이면서 일하며 3년 지나서 또 똑같은 월급을 받았다. 4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원점이다.

예전에는 ‘150 인생’ 이라는 생각에 정체되지 않으려 희망을 품고 솔선수범 열정페이로 야근하며 살다가, 다년간의 경험으로 그냥 지금 30대가 되서는 악바리 같이 살아내봤자 중소기업은 중소기업이다 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어느 선까지의 한계선이 있다는 것과 근무계약이 정해지지 않은 비서 혹은 노예처럼 살아야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물론, 중소기업도 더 좋은 복지에 더 좋은 기업들 분명히 있겠지만 내가 경험한 곳들은 그러지 못했다.

어느 중소기업이나 상황이 힘든 것은 거의 비슷했다. 회사가 어렵기 때문에 직원에게 급여를 많이 줄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같은 직종으로 뛰어난 스펙과 오래된 근무경력을 쌓지 않고서야, 어딜가든 똑같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면, 난 어느 길로 내 인생을 걸어야 할까. 30대 초반까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충분히 도전을 할 수 있는 나이라는 생각이 든다.
간절하게 진정으로 바라는 길은, 하는만큼 금전적으로 대우해주고 내가 생각하는 나의 성장을 함께 할 수 있는 직장이다.
그게 네임밸류 있는 직장일수도, 내가 원하는 경력과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직장일수도 있다.
우선, 그게 중소기업은 아니라는 극명한 사실은 정확하게 깨달았다.

정년이 보장되고, 육아휴직이 자유로운 나의 커리어와 성장을 함께할 수 있는 곳.
다니다가 그만둬도 충분히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기 괜찮은 커리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곳.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물론 대기업에 다닐지라도 직장인들이 다니다가 그만두고 이직하려면 누구든 힘들겠지만,
그럴수록 내 커리어관리나 라이센스, 전공과 연관된 직장에 다니는 게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주저리 말이 많았던 건 이마트 가서 오늘 장을 봤는데 약간 현타가 왔기 때문이다.
이 모든 생각이 오늘 장을 봤다는 별 거 아닌 일로 시작됐다.
너무 오랜만에 차를 끌고 갔는데, 너무 많은 것이 체감됐다.



줄여서 담는다고 담고, 그냥 쫄면이랑 야채랑 식혜, 자몽쥬스, 생활필수품 청소용품만 담았는데 6만원 가량 나왔다.
심지어 생리대는 쿠팡이 훨씬 싸길래 포도씨유랑 싼 거는 별도로 쿠팡에서 3만원 치 장을 더 봤다.
오늘 주차비는 13,000원이였고, 커피는 7,000원이였다. 오늘 괜히 나가서 10만원 쓴 날?
그냥 먹지 말고, 사지말고, 리프레시 따위 없이 연명할 수 있을 섭취만 하며 집에만 있어야 하나보다.
체험단으로 외식하고, 배달음식 줄여가며 지냈는데 오랜만에 돈쓰면서 현타왔다.

줄인다고 줄이고, 최대한 장보는 것과 밖으로 나가는 행위를 줄인다고 줄여도
어느 정도 기본적으로 드는 비용이 물가 상승에 따라 너무 급격하게 많아져버렸다.

뉴스를 보니 지금 달러환율이 1340원까지 올라가서 금융위기나 IMF를 앞둔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한다.
실제로도 마트를 가보니 야채도 금야채, 고기도 금고기. 모든 것이 너무 비싸졌다. 느끼는 건 야채가 정말 너무 귀해졌다.

저렴한 비용으로 식사하려면 어릴 적 분유먹던 거 처럼, 영양소가 포함된 음료류만 마셔가며 살아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적게 먹고, 아껴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먹고 다이어트 하는 것보다, 적게 먹고 소비를 줄이는 게 현명한 태도다.
250 의 삶을 살아도 미래가 보일까, 말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 퇴사를 앞두고, 금융위기가 곧 닥친다는 말을 들으니 눈앞이 캄캄하다.
계산하면서 당황하고, 우울하게 집에 들어왔는데 원룸이라도 몸 누울 집이 있다는 게 참 다행으로 느껴졌다.

퇴사를 앞두고 걱정이 늘었다.

30대가 되니 눈 앞에 보이는 세상에 대한 전반적인 시야가 더 넓어졌고, 또 그만큼 심적으로 더 힘들어졌다.
나 하나 독립해서 먹고 살기 너무 힘든데, 누군가를 부양하고 함께 몫을 나누며 살아간다는 건 너무 힘든 현실같다.

파이어족을 꿈꾸며 짠테크를 하는 요즘 젊은 사람들처럼, 그렇게 살아야겠다.
곧 퇴사자라 파이어족을 꿈꿀 상황 조차도 안되지만, 그냥 그렇게 살아야 현생을 정신적 타격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자칫 잘못하면 빚지고 신용불량자에 일용직 노동자 신세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작게나마 모이는 온라인에서 버는 만원, 이만원의 돈도 어쩌면 너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별 걱정없이, 부모님 밑에서 냉장고에 있는 음식만 꺼내먹고 살 땐 아무 생각 없었는데.
그때가 좋았지. 지금은 너무 현타오는 30대 어른의 삶이다.
내가 좀 더 빨리 독립을 했다면, 좀 더 빨리 정신을 차렸을 지도 모른다.
순리대로 하나씩 주어지는 변화를 겪어내며 각자의 타이밍대로 살아가게 되는 거 같다.


나는 하고싶은 것도 많고, 소비하고 경험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일도 좋아하고, 내 스스로에게는 냉정한 편이라 스스로 힘들게 만든다.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사람의 기본적인 성향은 바뀌지 않지만, 정말 힘든 일이 닥쳐봐야 실제로 생각이나 생활태도가 달라지는 거 같다.
제정신을 잃고 죽을만큼 힘들어봐야 새로운 시련 앞에서도 담담해질 수 있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