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간 버텨낼 수 있었던 이유는 주말만 보며 지냈기 때문인 거 같다. 일반 사무직과는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와 낯선 사람들의 불친절함은 나에게 버틸 이유가 생기지 않았다.
나도 몰랐던 향수병이 힘들었고,
겪어내며 부딪혀가며 만들어가는, 신뢰를 쌓아가는 업무의 연속에는 많은 체력이 필요했다.
다 죽어가던 얼굴에 빛이 난 건 연애를 하고였지만, 여전히 힘든 업무강도과 연애를 병행하기에는 내 자신이 너무 중심을 잡지 못했다.
여유없는 상대방과 여유없는 내가 만들어가는 연애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에 힘들었다.
헤어지고야 존재의 소중함을 알았고, 하염없이 슬펐던 거 같다. 마음에 큰 구멍이 생긴 거 마냥 불안하고 힘들고, 마음이 꽉막힌 듯 너무 답답했다.
알게 모르게, 내가 큰 의지를 했구나 깨달았을 땐 이미 상대방은 마음을 접었고, 그렇게 마무리 되고 있다.
사랑은 타이밍이고, 내가 내 삶을 잘 살아가야 건강한 연애도 가능하다는 걸 느꼈다.
내가 정말 많이 좋아했구나를 헤어지고 알았다.
20대에도 해보지 못했던 한없이 포용이 생기는 연애를 30대에 해보다니. 하지만, 나만 생기는 포용의 관계는 유지될 수 없었다. 잊지 못할 경험이지만, 또 다시 이런 연애가 올까 싶은 그런 마음이 든다. 언제 또 이런 용기가 생기는 상대를 만날까.
아직도 나는 내일 하루가 걱정된다.
적응되면 괜찮을거라 믿었지만, 사계절 달라지는 날씨 탓에 익숙해지면 달라지는 공정 탓에 매일이 다르게 힘들다. 계속해서 힘듦을 버텨간다.
시작했기에, 바로 돌아가기에는 이미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앞만 보고 나아가고, 버텨야 함에 많이 지친다. 속앓이 하며 내색하지 않고 참아내는 나의 습성은 항상 나를 더 괴롭히는 거 같다. 그 친구를 볼 때도 그런 모습이 보여 마음이 더 쓰였던 거 같다.
스스로의 문제는 스스로가 해결하는 방법 밖에는 없음을 잘 안다. 누구나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면 자연스럽게 이별하게 되는 것이라는 것도 안다. 또 다시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건강한 연애를 할 수 있음도 안다. 나 혼자만 준비가 된 게 아닌 상대방도 준비가 되어야 함도 안다. 지금 이 시간을 귀중히 오롯이 나에게 써야 그 시간이 빨리 다가올 것이라는 것도 안다.
알지만 받아들이고 삶이 안정화 되기에 시간이 걸린다.
가족들과 친구들을 보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나를 보며,
내 자신을 더 아끼고 사랑해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진 것들을 생각해본다면,
6개월이라는 시간을 버텼냈다는 것.
아낌없이 사랑해봤다는 것.
나의 행보로 사람들의 호의를 얻었다는 것.
처음보다는 지금이 더 익숙해졌다는 것.
사람과 음식에 의존하지 않게 되고 정신 차린 것.
이별할 시간을 충분히 상대가 주고 있다는 것.
사랑의 이별과 가족의 이별의 시간도 주어진 것.
앞으로의 목표를 한번 더 되새기게 되었다는 것.
어떤 날은 또 한없이 힘들기도 하겠지만,
아직도 어떤 날은 멍하니 초점없이 또 하루가 너무 허탈하고 불안하겠지만. 그렇게 또 하루하루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왜 인간은 사람없이 살아가기 힘든걸까?
20대 때는 몰랐는데, 30대가 되니까 나의 DNA가 한없이 약해지는 느낌이다.
나는 30대가 되면 다사다난 하고 힘들었던 20대 보다 더 마음과 삶의 안정감이 찾아올 줄 알았다.
하지만 30대에는 30대의 새로운 환경이 주어지고, 거기에 또 새롭게 적응해나가야 된다.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겪어낸다. 그리고 생각보다 20대 보다 생활력은 강해지지만, 나이가 먹으니 의외로 마음이 좀 더 약해지는 기분이다. 결혼하고 싶은 이유라면 마음을 안정감을 갖기 위해 나와 맞는 상대를 만나고, 결혼하는 거 같다.
나와 마음이 딱 맞는 사람을 만난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방법을 계속해서 배워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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