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해요/✍️취준일기

행복과 불안 사이

취업해요진 2024. 5. 27. 00:06

낯설고 걱정과 불안으로 눈물 쏟아냈다가
2주만에 걱정 가득 안고 다시 돌아온 동네는
의외로 거닐다보니 생각보다 편안했다.

그곳을 떠난 거 자체, 공유가 아닌 나만의 공간이 생긴 거 자체에 형용할 수 없는 안정과 편안을 느낀 날이였다. 그간 내가 잠깐 하루라도 편하게 쉬어가고 숨을 수 있는 공간이 없었구나. 그래서 돌이 깎여나가 듯, 내 살이 채워지지 않고 그 험한 공간에서 깎여 마모되어 상처만 남은거였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

이럴거면 험한 일을 하면서도, 잠깐 와서 숨고를 수 있는 작은 공간이라도 진작 마련할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방법이 있었겠구나, 다음엔 그래야지.

처음 딛는 공간에 혼자가 아닌 둘이였기에 더 감사하고 더 행복이 두배가 됐다. 나의 마음의 안정만이 아닌 둘의 마음이 함께 편안해지니 더 행복했다.

걱정과 불안 가득 눈물 쏟던 2주 전과 오늘의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게 없었지만, 내 마음을 헤아린 상대의 배려 덕에 진정한 사랑을 느꼈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그러다가도... 다시 돌아온 그곳에서 느낀 또 다른 불안이 날 건드렸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또 다시 눈물을 쏟았다. 아직 마음이 힘이 드나보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닌
그리고 나도 짐작하고는 있지만
그 끝남의 끝은 다른 일로 내가 안정감을 찾는 때가 끝남임을... 안다.

기회인 줄 알고 간절히 잡았던 동아줄은 끊어질듯 말듯 쉽지 않았고, 내가 생각한 최소의 목표치에 도달했을 때 힘껏 놓았다. 땅에 떨어지고도 위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후회와 상처에 대해 동시에 생각했다.

이미 땅에 떨어져서 그 생각이 부질없음에도 내 행동의 시작과 끝을 돌이켜보며 곱씹어 본다.
이게 맞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근데 또 돌이켜보면 미래에도 달라질 건 없다.
이게 최소의 목표치였지만, 현 상황의 지금의 내 입장에서는 이것이 최선이였다건 달라지지 않을 아주 명확한 사실이다. 퇴사한 ㅇㅈ와 함께 전화나누며 다음에도 가게 된다면 이렇게 할거야 라고 쉽게 정리가 된 것도 이런 고민을 진지하게 오래 했기에 가능한 생각정리다.

일이 안정을 찾아도 걱정이다. 나도 30대는 처음이라, 죽음과 아픔과 같이... 그러고도 또 생소히 찾아올 다른 분야의 시련도 함께 오겠지만... 그때의 나는 어떻게 해야할 지 지금은 감이 오지 않는다. 그때 고스란히 겪을 마음의 고통이 지난 후에야 또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을 얻겠지. 경험이 너무 끝이 없다. 그만 경험하고, 이제는 쳇바퀴 같은 삶을 살고 싶고, 변하기 싫어졌다.
정확하게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