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해요/✍️취준일기

23년 벌써 한 해를 정리하며 24년 준비시작

취업해요진 2023. 12. 30. 14:53

부산-서울-경기 정신없이 옮겨다닌 2023년

벌써 한 해가 지나갔다.
분명, 2023년 난 2호선 서울 신대방역에 살았었고, 몇일 전에는 경기도에 있었으며, 지금은 부산에 있다.
2022년에는 부산을 떠났었다.

잘 살고 있던 스타벅스가 있던 넓고 야경이 이뻤던 오피스텔을 떠나,
방 안에 들어가면 숨 안쉬어질 정도의 비싼 단기월세방 살다,
약간 더 넓어진 현관 입구 좁은 방에서 아파트 숙소생활 중이다.

평생 살아가면서 가족이 아닌 누군가와 같이 살아보는 숙소생활도 처음이고,
타지생활도 처음이다. 30대에 이러한 일들을 겪어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5년 넘게 혼자 살아오던 내가 숙소생활을 하는 건 아직 적응이 되지 않는다.
이런 경험을 겪어보는 것도 지금 아니면 해볼 일 없을 거 같다.

혼자 사는 게 참 편하고 자유롭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한편으로는 누구가 옆 방에 살고 있으니 적응 못하고 불안한 나에게는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혼자 사는 게 편하다.

타지생활하면서 인생에 있어 크게 깨달은 건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인 거 같다.
숙소에 있다가, 고향에 와서 있으면 그래도 편안함을 느낀다.
내가 매일 걷던 길, 익숙한 것들에 대한 심리적 안정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안락함이 있다.
혼자서 부산에서 자취할 때는 본가가 불편하게 느껴졌는데,
나이가 들어서 타지생활을 하다오니, 이보다 더 편할수가 없다.
뭐든 상대적인거고, 타이밍이 있는걸까?

그런 거 생각하면 지금 적응된 숙소랑 그래도 성격 좋은 현장 사람들 생각하면,
다음에 발령 다른 곳 받으면 숙소는 1인 숙소겠지만, 사람 힘들면 또 이게 그리울 수 있을 거 같다.



상황의 어려움은 해결이 되어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금전적으로나, 취업이나 모든 걸 해결이 되어야 마음이 편해진다는 걸 직접 겪어보고 깨달았다. 무리해서 서울에서 공부를 해나가던 것에 대한 부담감은 실질적으로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때 버거워졌다. 그런 스트레스는 공부에 대한 성과를 저조하게 만들기도 했다. 비만과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임을 여기서 일하면서도 깨닫는다. 그럼에도 이 악물고 코로나 걸리면서도 과제 평가 해내다가 어찌하다 발령나서 이것도 어찌어찌 버텨내고 있다. 지금도 비만과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임을 느낀다.

상황의 어려움은 많은 걸 버텨내게 만든다. 그리고 포기할 수 없게 만든다.

요즘의 힘듦에 대해서 친한 친구들한테 이야기 하다보면, 지금 버텨내는 게 참 누구에게나 어려울만한 힘든 일이라고들 말한다. 그럼에도 니가 버틸 수 있는 건 그 상황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나도 그렇다 동조하며 돌이켜보면, 힘든 일을 버텨낼 수 있었던 근본적인 에너지는 항상 경제적인 거 때문이였던 거 같다. 이전 회사에서도 3년 넘게 버텼던 것도 내가 크고 좋은 집에 자취를 했기 때문이였다. 지금도 지켜내고 극복해야 할 이유가 있음에 버텨낼 수 있는 거 같다. 하지만 항상 명심해야 하는 건 내가 무너질만큼 힘들면 안된다는 것. 내 건강을 지켜내면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버티며 풀어나갈 수 있길 만전을 기하여야 한다.



무너질만큼 힘들다 느껴도 계속 초연하게 살아가는 중

정말 힘들면, 아무것도 위로되지 않는다. 한 2~3년 전부터 마음 속의 공허함에서 시작된 상황적 어려움들이 나를 계속하게 켜켜이 쌓이며 힘들게 만들었다. 하나가 터져서 날 힘들게 해서 풀어보려고 하면 또 다른 게 터지고, 터지고 터져서 무방비했던 내 삶이 초토화 될 때까지 계속해서 마음이 힘들었다. 겪어내고 견뎌내고 참아내도 어떻게 계속 새롭게 힘들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늦게 찾아와도 될 것 같은 어려움들도 왜 견딜 마음의 힘이 부족한 나에게 계속 찾아오는 것인지 원망스러웠다. 부서지고 부러질 거 같지만, 그래도 어찌됐둥 살아오고 있다. 마음을 얼마나 졸이고, 숨막히고, 막막하고, 막연하고, 슬프고, 우울하고, 참담하고, 답답하고, 갑갑하고, 조여오고, 버겁고, 지치고, 황망하고, 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스트레스 받고, 나중에는 눈물도 안나고, 그러다가 쏟아내고, 허전하고, 허망하고, 재미가 없고 그런 무한굴레 위에서 쳇바퀴 도는 느낌으로 몇 년 째 지내는 중이다. 에너자이저 같이 넘어져도 웃으며 일어서는 기질의 관성도 무너진 거처럼 지친 시기였다. 인생의 바이오리듬을 생각해봐도, 넘어진다고 매번 번쩍 일어날 순 없다. 그냥 이런 암흑기 같은 시기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길게 지치고 힘들지만, 그냥 넘어진 채로 몇 년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다. 기어간다고 해서 앞으로 안가는 건 아니니까. 넘어져서 몇 년은 기다보면, 또 몇 년은 걸어가고 몇 년은 달려가겠지.

힘든데 안힘든 척 하는 것도 이제는 지치고, 그냥 나는 힘들고 지쳤다.
그리고 지쳐있으니까 아무도 날 힘들게 안했으면 좋겠다.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버겁고, 충분히 힘들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고 초연한 태도로 살아가다보니 오히려 덜 힘들다.
무너진 내 모습과 상황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진정 나를 스스로 아끼고, 위로하는 방법 같다.




마음의 온도를 적당히 맞춰, 몸도 마음도 좀 더 건강하게 지내기

마음이 지쳤을 때, 근력운동을 하는 건 마음의 근력도 키워주는 거라고 한다. 무리해서 먹지 않고, 충분히 잠도 자고 스트레칭도 하면서 지내는 게 필요하다. 몸과 마음을 무리해서 사용했을 때 급격하게 지친다. 적당한 온도가 건강에도 좋듯이 운동이든 음식이든 적당한 게 좋다. 항상 그 적당함을 찾는 게 참 어렵다. 적당한 사람을 찾는 것도 어렵고, 내가 적당해지는 것도 어렵다. 적당함이 익숙해질 때까지 마음의 온도도 적당하게 살아가야 하는 거 같다. 일이든, 공부든, 건강이든, 사람이든 모든 것에 적당할 때가 제일 건강한 상태가 될 수 있을 거 같다.




좋은 사람만 곁에 두고 에너지 채우기

몇 일 전 친구가 이야기 했는데, 나이가 드니까 이제 좋은 사람만 곁에 가까이 두는 거 같다고 했다. 내게 좋은 사람만 곁에 두기. 해야할 것도 많고, 한정된 여유시간에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내 곁에 좋은 사람만 두고 좋은 에너지만 받고 싶은 거 같다. 대화를 통해 좋은 에너지를 받는 사람이 누군지에 대해 생각해봤을 때, 나를 믿어주고 깊은 애정을 가지고 대화하는 사람이였다. 서울에 갔던 친한 친구가 우리를 두고 그런 말을 하고 다시 부산에 돌아왔었는데, 나도 이 곳을 떠나고보니 그 차이에 대해서 확연히 너무 명료하게 느껴졌다. 겉도는 대화가 아닌, 정말 속 깊이 나의 모습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나누는 대화는 그 어디에서도 받을 수 없는 큰 위로와 삶의 원동력이 된다. 잊고 있던 사랑스러운 나의 모습도 일깨워주는 상대가 가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타지를 가서 나도 알게 됐다. 힘든 시기에 무너져 있을 때 여태 살아온 나의 장하고 대견한 과거의 내 모습을 기억하고 먼저 칭찬해주는 사람들에게 큰 응원을 받는다. 헛되게 살지 않음을 누구보다 내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어야 하지만, 마음이 지칠 때면 오히려 오래된 인연이 상기시켜주는 내 모습에 기운을 차린다.

20대를 지나 30대가 되서 크게 달라진 내 가치관은, 사람은 사람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생각의 변화다. 20대에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정신없이 나만 바라보고 살아갔다. 30대에는 현실에서는 내 생각처럼 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고, 버겁고 지칠 때도 생긴다. 그럴 때 나의 체력과 의지가 한번쯤 꺾일 땐, 기대고 쉬어갈 시간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혼자는 버거울지 몰라도 곁에 든든한 좋은 사람이 있다면 잠깐 기대어 쉬어가니 다시 나답게 살아갈 힘이 생긴다. 혼자 살아가는 게 익숙한 K장녀의 마인드가 강한 나도, 사람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받아들여지니 내가 왜 그렇게 힘들었는가를 깨닫게 됐다.



중꺽마,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중고신입의 가장 어려운 점은,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이다. 많은 생각과 경험 끝에 이 자리에 왔지만, 뒤쳐진 출발선에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 길에 서기까지의 나의 과거의 다양한 경험들과 오래된 생각들 끝에 내가 지금 여기에 서있음을 잊어선 안된다. 기여코 결국에 여기에 왔음을, 이 곳에 내가 서있음에 집중해야 한다.
나도 사람이다 보니, 자연스레 스스로 남들과 비교하게 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 자신을 믿고 남들보다 더 앞서 나가려는 마음보다는, 지금의 시간을 귀이여겨야 한다.

출발선이 다르지만, 나중에는 그들과 다른 출발선 때문에 나는 또 다른 길이 열릴지도 모른다. 인생의 길은 한가지로 결정짓기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고, 각자 저마다의 행복이 다 다르니까. 나의 행복에 집중해야 한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살아왔던 나로서 나에게 확신이 있는 건, 내가 생각하는대로 살아간다는 거다.
20대에는 나의 틀을 부수면서 생각하는대로 살았다면, 30대에는 20대에 발견한 내가 가진 재능으로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하는대로 방향을 바꿔나간다는 거 같다.
더이상 내가 부서지지 않고, 나를 지키면서 성장시켜나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게 30대의 중요한 마음가짐인 거 같다.
내가 부서지기에는 30대에는 체력이 그만큼 강하지가 않다(^^…) 한정된 체력으로 살아가는 30대다…. 정신적 성숙도로 버텨나가는 수 밖에 없다.



나의 하루가 편안할 수 있게 나에게 집중하기

몇 년째, 내가 그리는 나의 삶의 모습은 대강 비슷한 거 같다. 형체없이 보이지도 않는 것을 쫓아가다보면, 이 길이 맞나 싶기도 하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계속 경험하면서 내가 그리는 내 삶의 모습에 닿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이 일을 하면 내가 원하는 모습일까, 이게 최선일까, 자격증 하나 더 딴다고 해서 내 삶이 크게 달라질까, 뭘 해야 내가 행복할까 이렇게 쉬는 날 생각해보곤 한다. 나에겐 뭐가 행복한걸까. 어떤 회사에서 근무해야 행복할걸까, 그게 진짜 행복일까. 지금 이대로도 행복할 수 있는 거 아닐까.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는데 결론은 없고 끝도 없다. 이런 저런 생각하다가 다이어리 덮고, 밥 먹고 자고 다음날 출근한다. 그리고 몸 피곤하고 힘들면 아무 생각하기 싫고, 혼자 쉬고 싶고, 자고 일어나서 출근하고 그냥 리셋된다.

그것도 그럴 것이 결혼한 친구, 아기 가진 친구, 아기 낳은 친구, 나처럼 혼자 묵묵히 목표가지고 걸어가는 친구… 다양하게 만나봐도 그 삶의 행복과 고충은 다 반반이다. 뭐가 더 나은 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안정적이고 편한 직장 다니면서 함께 있으면 의지되는 사람이랑 같이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게 진짜 행복일지는 모르겠다.

일단은 나 혼자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서 집중하고, 오늘 하루가 편안했으면 좋겠다.
혼자 행복은 나중이라도, 일단 내 일상이 마음이 편안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