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지방에 사는 애기 낳은 친구, 서울에 사는 애기 낳은 친구 둘을 봤다.
가정을 꾸리고 애기를 낳는다는 것은 여자 삶에 굉장히 큰 변화를 주는구나 깨달았다.
머리로는 ‘일도 하고, 애기도 키우면 되겠지 뭐‘라고 생각했던 일이 생각보다 간단하지가 않고,
무기한 육아휴직이 가능한 곳이 아니라면 일과 육아의 병행이 양립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이틀 동안 두 눈으로 교육받고 온 나는…
그 잠깐 사이 친구들이 받는 스트레스의 반의반의 반도 못받았겠지만, 또 다시 현실 앞에서 현타가 왔다.
너무 이쁜데, 하루종일 함께하는 삶이 너무 힘들고,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일하는 엄마가 되기란 거의 불가능이라는 걸 알게 됐다.
경력단절이 싫어서 선택한 기술직이였는데 또 막상 현실을 보고 오니 그럼에도 쉽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스트레스?로 배달을 마구 시켜먹었다. 아기 이유식 만들고 밥 먹이며 빠듯하게 살면 배달도 먹기 힘들겠지…
지방에서 살 때는 30대 되서 딩크족이니, 연애만 하니 이런 게 마음의 뜻이 없어서라고 생각했는데,
상경해서 서울에서 살아보니 백번 이해되게 된다.
서울 산다고 무조건 지방보다 많이 잘 벌지도 않는데 집값은 2~3배니
대출이자 갚고 살기도 빠듯한 삶에 처하게 된다는 게 실제로 겪어보니 기가 막혔다.
그래도 아직은 지방 정도의 집값 수준이면 충분히 가정을 꾸리며 살 수 있다는 판단이 선다.
가까운 곳에 인프라가 있을 뿐, 서울에서 집값 저렴한 동네의 수준은… 지방의 중심지보다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진다…
서울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며, 회사면 이해되지만 그거 외에는 살아본 바로는 정말 잘 모르겠다…
그러던 중, 블로그에 쓴 글에 누군가가 “서울살이 현타”로 검색해서 내 블로그에 유입이 되었다.
2년 전에 교육원 다니면서 쓰던 글을 읽어보았다.
지방에서 살 때랑 너무 대조되는 환경에서 힘겹게 적응하고, 밝고 용기있게 살았던 글을 봤다.
그 글을 쓰고도 계속 혼자 살아내오며
현실을 더 분명하게 깨닫고 진절머리 내는 내가 백번 이해됐다.
엄마 말대로 사서 고생한다 했다.
서울에 공부하러 갈 때도, 서울에서 일할 때도, 서울 사는 남자친구 만날 때도
사서 고생한다고, 어쩌면 하나도 말을 듣는게 없다며 속 터진다 하던 엄마가 생각났다.
조금 나이 들고 생각드는 건 어른 말이 틀린 말은 없다는 거다.
하지만 틀린 게 없는데도, 이렇게 나의 선택이 다른 까닭은 아직 나도 모르겠다.
말을 안 듣고 내가 좋은대로 하고 있어서 고생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엄마가 니가 하고 싶은 거 하고, 니가 행복하게 살면 됐다고 한 마지막 말처럼
현 상황에서 느꼈을 때 내가 제일 행복한대로 선택하고, 결정하며 잘 살아봐야지…
올해는 참 여러가지 조사와 서류가 난무하는 정신없는 한 해였다.
교육원 다닐 때만 해도 내 커리어 욕심에 열심히 전진하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정신없이 눈물 머금고 일 버티다가 1년이 흘렀고, 서울 살며 다시 현타오는 올해 연말이였다.
매달 하나씩 큰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는데, 12월인 오늘도 서류업무 하나를 해결하고 왔다.
이런 조잡한 인생과 관련된 피곤한 서류들, 수많은 눈물 흘린 일들 속에서 일 그만 두지 않고 용 쓰며 버티고 있는 내 자신에게 칭찬한다.
진짜 다 집어치우고 포기하고 싶지만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없다는 현실이 나를 버티게 만든다.
죽더라도 고향은 못가고 타지에서 죽을 팔자인가 보다.
지금 사는 삶에도 예전과는 다른 행복들도 있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 높다.
버티다보면 생각치 못한 행운이 나에게도 오기를 바라며… 버티고 있는 3년 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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